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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붕이의 페스 직관 후기 2
    홀로라이브 2023. 4. 14. 01:18

    사실 직관 후기라고 해놓고 전 글에서는 페스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만큼 내가 느낀 감정이 다양했고, 그 과정에서 변화도 상당히 있었다.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건 성공적으로 페스를 볼 수 있었고, 보고 나서는 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이러고 있다. 한달이 지났는데도 그 때만 생각하면 파레...파레...파레.... 파레파레는 전설이다...

     

    아무튼,  굿즈 구매 방식을 다시 정리하자면 온라인 판매(집으로 배송해줌, 페스 전에 도착함), 앱으로 신청 후 현장수령(홀로카트 앱 필요, 인증을 위해 일본 휴대전화번호 필요), 그리고 현장에서 줄서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이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난 버튜버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도 없어서 정보를 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최소한 페스 같이 가는 사람이나 경험 있는 사람이라도 주변에 있었으면.. 싶기도 했지만 이미 말했듯이 해외 판매를 공식적으로 열어준게 처음이었으니 또 어쩔 수 없기도 했다.

     

    나는 온라인 판매를 놓쳤고, 현장 수령은 일본 번호가 없으니 꼼짝없이 현장에서 구매하는 방법 뿐이었다. 근데 현장 구매도 앱으로 물품 리스트 만들어서 구매하라고 하더라. 정말 사이트 몇 번이고 읽어보는데 앱으로 뭐 정리권을 뭐 체크인을 뭐라뭐라 하는데 이게 원래 있는 그런 시스템인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번역기 돌려서 어케어케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고.. 그러다가 문득 일본에 거주중인 지인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고(이게 한 목요일쯤) 휴대폰 인증이 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정말 열심히 확인한 후 인증만 부탁을 드리게 되었다(이게 금요일 밤.. 일본 도착해서...). 사실 휴대폰 인증이 필요 없었을수도 있다. 인증 안받으면 뭐 안되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를 모르겠네... 아무튼 어찌어찌 인증은 받았는데 이제 가서 번호표를 앱으로 받아야 했다. 여기서 또 문제가 뭐 gps로 위치를 인식해서 체크인을 어쩌구 하는데 난 정리권이 뭐고 체크인이 뭐고 나한테 뭐가 필요한지 확신을 못가졌고, 굿즈는 미친듯이 필요했다. 기껏해야 티셔츠, 응원봉, 수건이었지만 아니 내가 공연장에서 미친듯이 흔들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결론은 뭐였냐, 난 페스 2일차 일요일 새벽부터 마쿠하리 멧세를 갔다. 엑스포 줄 서는 사람들 옆에서 벌벌 떨면서 체크인 하고 정리권을 받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사실 여기서 현타가 좀 왔다. 아무리 봐도 이거 아닌거 같은데. 뭔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정말 만에하나 이게 맞는 방법인데 내가 아닌거 같다고 멋대로 판단해서 굿즈를 못 사면 진짜 페스가서 피눈물 흘릴 것 같았기에, 차라리 병신짓을 하는게 맞다는 판단으로 이런 뻘짓을 했다.

     

    가서 엑스포 줄은 서면 안되니까 그 옆에서 기다리는데, 정말 영상이나 만화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잔뜩 지나가는걸 보니 아 내가 진짜 이런데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 한 면을 뱃지로 완전 덮어버린 분, 홀멤 진짜 엄청 크게 그려진 옷 입으신 분, 아무튼 딱 보면 아! 하는 그런 분들이 많이 보였다. 근데 시간이 뒤로 갈 수록 이런 분들 비중이 줄고 좀 평범하게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다. 열정의 차이인가? 아무튼 아침에 어찌어찌 체크인까지 해서 대기번호 1061번을 받았다.

     

    1061이면 언제쯤 오면 되지? 라는 생각을 토요일부터 미리 했던 나는 시간별 몇 번까지 입장하라고 알람이 왔는지(홀로카트 앱으로 알림이 옴) 미리 확인해뒀고, 11시는 넘어야겠구나 싶어서 그냥 숙소를 갔다. 이럴까봐 숙소를 그나마 좀 가까운 치바로 잡았었긴 한데 이럴바에 돈 좀 더 쓰고 마쿠하리 멧세 바로 앞 호텔을 잡는것도 괜찮아보인다. 후기 보니까 로비에서 그냥 그런놈 옆에 그런놈 옆에 그놈 이라서 편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아침 8시에 숙소 돌아가서 쉬다가 10시쯤 다시 기어나와서... 11시쯤 멧세 도착해서 이제 줄을 서야했다. 일단 팔찌부터 받고. 이거부터 외국인이라서 다른데 가서 해야하더라. 대신 외국인 많으니까 이쪽에 계신 스태프분들은 영어를 좀 유창하게 잘 하셨다. 그.. 일본식 영어발음 아니고 영어 좀 하시는 분의 발음... 딱 이거만 들어도 아 어떻게든 잘 해주시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여기서 팔찌랑 티켓을 같이 주더라. 원래는 티켓을 loppi로 뽑아와서 여기서 뜯고 팔찌로 교환하는 형식인 것 같은데, 외쿡인이라 얘들이 다 뽑아준듯? 아무튼 2층인걸 보고 조금 슬퍼한 후 이제 줄을 서야징 하고 갔다. 근데 줄서는것도 어려웠다. 앞쪽에서 중간대기공간? 같은걸 만들어서 앱으로는 800번까지 입장하라고 뜨면 여기서는 한 2천번까지 대기하고 있는 그런 식이었다. 난 이게 뭐지..뭐지.. 하면서 보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스태프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고... 이분은 나 때문에 많이 무서웠던 것 같다. 어케어케 영어로 막 대답을 해주시려다가(나 일본어로 물어보긴 했는데..) 혹시 일본어 되냐고 매우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 조금은 된다고 하니까 진짜 사람 얼굴빛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싶게 밝아지면서 일본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나따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주셨고, 난 저~기 앞으로 가면 된다고 하셔서 가서 줄 서고...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겨우 입장해서... 굿즈를 삿따! 다 받아서 들고 나오는데 아..이게 뭐라고... 싶다가도 존나 두근두근 하기도 하고, 내가 이 옷을 입고 이 수건을 두르고 이 봉을 흔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했다.

     

    아무튼 구매한 시점이 12시 10분쯤, 문제는 13시에 홀로니나 스테이지가 있어서 난 이걸 봐야했다. 숙소로 빨리 가서 봐야지.. 하는데 가는데 총 한시간이 좀 더 걸려서.. 눈물을 흘리며 이어폰 꽂고 지하철에서 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알코올은 못참아서 편의점 들러서 스트롱제로 사갔는데 난 스트롱제로 사먹은걸 1도 후회하지 않는다. 아무튼 숙소가서 홀로니나 스테이지를 보면서... 여기부터는 전날이랑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곧 나도 저기가서? 와 x발... 와... 하면서 보다보니 우리 뭄메 땃쥐 3D받아서 나오고 난 눈물이 날거같고 아이고 우리 구론희는 언제 기본의상 3d받나 아이고 하다가도 하 근데 이쁘네..하.. 이러고있고... 노래 좋긴 했는데 하필 점장님이랑 뭄메랑 부른게 고스트룰이라 내 귀를 만족시키기 살짝 부족했다. 아니야 최근에 카나타(목 아끼기 전) 커버를 들은 내가 잘못한거야 우리 아가새는 죄가 없어... 뭄메 점장님 미아내...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숙소에서 티셔츠 갈아입고 수건 걸치고 블레이드 열심히 흔들었다. 근데 처음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어정쩡하게 흔들었다. 혼자서 호텔침대에 앉아서 핸드폰 조그만한 화면 보면서 그런다는 것도 원인이긴 했다. 사실 다 노력의 부족이다. 내가 노오오력했으면 노트북을 가져가든 갤탭을 가져가든 뭐라도 큰 화면을 가져가서 어떻게든 했겠지.

     

    대충 그렇게 홀로니나 무대를 숙소에서 본 후... 페스 2일차 무대는 6시 시작이고 5시 입장이니 4시 출발로 잡아서 은근 여유가 없었다. 대충 역 안에 있는 우동집에서 우동 한 그릇 먹고 후다닥 공연장으로 향했다. 이때가 3번째 가는게 되었으니 익숙하드라.. 이젠 앱도 안보고 그냥 다 찾아가지는걸 보면서 자신이 무슨 뻘짓을 했나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고, 그래도 설레는 마음에 진짜 복잡한 마음이었다. 일단 신남이 제일 크긴 한데 내가 제대로 즐기지 못할까봐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고 도착한 마쿠하리 멧세는 여전히 그럴듯한 사람들 잔뜩이었고 저런 사람도 있는데 나정도면 평범해 보일거야 하는 생각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도착이 거의 딱 5시여서 도착하자마자 줄을 세우고 입장했던 것 같은데 줄이 너무 길게 서 있어서 그냥 좀 앉아있다가 어느정도 사람들 입장했을 때 들어갔다. 그래도 내 뒤로도 엄청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몇천명이라는 단위가 엄청 크다는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입장할 때는 그냥 팔 들어서 보여주고 바로 입장했는데... 솔직히 개인간 거래 하려면 충분히 할 수는 있겠구나 싶었다. 팔찌 받을 때 바로 팔목에 체워주기는 했는데 잘 잘라다가 붙히면 대충 들어가는데는 지장 없을거같은데... 검사 좀 더 빡세게 해줬으면 좋겠다 나 여권도 챙겨왔는데 헤헤... 암표 사는놈 파는놈 싹다 죽어라 헤헤... 이러면서 내 자리를 대충 찾아갔다. 2층이라서 잘 안보이겠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정면이라서 사이드보다는 낫지?않?나? 라고 스스로 위로를 할 수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너무 뿌연 느낌이라서 '설마 파오운?' 같은 생각이 1초정도 들었지만 연기가 나오는 위치를 보고 안심했다. 무대쪽에서 뿌리고 있는거 보니 아 뭐 필요해서 하는건가보다, 안전하겠구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다. 사실 옆에 앉은 사람이랑 말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지만 MBTI 검사하면 한결같이 I를 자랑하는 나는 그럴 용기따위 없었고 내 옆은 거의 시작할 때가 다 되어서야 들어왔다. 심지어 걔들 입장에서는 내가 신기해보이지도 않을거다. 한국인을 카이가이니키라고 하기에는 양형들같은 외모의 차이가 없어서... 기껏해야 '어? 일본인 아닌가? 맞나?' 정도 생각하다 말았을거다. 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도 누가 말 걸어주면 참 좋을텐데 걸어주는 사람은 사실 또 좀 이상한 경우가 많아서 무섭기도 하고 아무튼.

     

    18시가 되어서 무대가 시작하고... 그 페스 보면 알겠지만 처음 시작할때 레이저 삥삥삥 하는데 그거부터 벌써 소름이 돋았다. 아 연기가 저걸 위함이었구나 라는 생각은 0.1초정도 들었고 와 x발 어제 스트리밍으로 보던걸 내가 진짜 보고있네 와 씨x 미x 돌았다 이러면서 시작하는데 확실히 현장에서 보는거랑 스트리밍 보는건 느낌 차이가 엄청 크더라. 내가 뭐 다른 공연같은걸 보러 다닌 경험이 많지 않으니 시작하기 전까지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지만 진짜 이런 차이를 이제 알았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가기 전에 누군가씨께서 해주신 아주 좋은 충고가 큰 도움이 되었다. '블레이드는 두개 사라. 가서 존나 눈치보지 말고 흔들어라'

     

    그리고 난 귀신같이 분량조절 실패해서 3편까지 쓰게 생겼다. 그만큼 하고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이 많았구나.. 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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